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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과 혁신
제65회 목요포럼(2025.04.24) 갈등 해결의 원칙과 실제

사회: 김홍수(부산대 사범대학장)
발제: 이나미(서울대 교수)
토론1: 김학린(단국대 교수)
토론2: 임명묵('K를 생각한다' 작가)

2025.04.28 조회수: 24
  • 주제

    갈등 해결의 원칙과 실제

  • 일시

    2025년 04월 24일 오전 0시

  • 장소

    온라인(줌)

주요내용

한국 사회의 갈등, 원인과 현상, 대안에 대한 소고

 

이나미(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한국 사회가 88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유치 이후에는 통합보다는 분열과 반목이 고조되면서 갈등 상황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갈등 지수, 갈등 척도 등 객관적인 사회학적 지표 연구가 더욱 정치하고 활발하게 진행되어 그 실태를 파악하고 갈등 해소 이론과 공공의 갈등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되었다.

본 발표를 통해 사회 문화인류학적, 행정학적 연구자들의 더욱 활발한 갈등 관련 연구와 대책 마련을 기다리면서 분석심리학과 사회정신의학적 관점에서 한국 사회 갈등의 원인, 현상, 및 대처 방법을 함께 모색해 보려고 한다.

갈등은 세포가 탄생하면서 생물이 종과 개체의 보존을 위해서, 또 개인과 어떤 종류의 집단이건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일종의 생존 현상이다. 발달심리학적 관점이나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는 개인이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측면의 적절한 갈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설령 갈등의 정도가 도를 넘어 폭력적이고 파국적이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체험들이 개인과 집단의 성숙을 더욱 단단하게 가속화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갈등과 관련된 한국의 역사 문화 사회학적 특성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중앙 집권 제도를 매우 빨리 정착시켰으며, 노동집약적인 벼농사를 통해 높은 인구밀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인구집중에 의한 갈등이 더욱 심화된 측면이 있다. 또한 높은 교육 수준과 실행력은 역설적으로 일이나 교육과 관련된 소진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효율적인 작업 수준으로 높은 목표치를 달성하는 가운데 감정적 소모와 예민함이 자신과 상대에 대한 불만으로 증폭되어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소가 된 면도 있다.

그렇다면 개인적인 성숙과 태도의 변화를 넘어서 공동체에서의 갈등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양측이 만족하는 완벽한 조정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한다. 내가 주장하는 지점까지 무한정 밀고 나간다는 태도는 극단주의를 배태하게 된다. 서로 양보하여 타협점에서 불만스럽지만 수용하는 중재와 조정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보다 엄정하게 중립적이고도 합리적인 조정 중재자의 역할을 숙지하는 인재 풀을 키워야 하며, 적절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는 구조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또 갈등을 잘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 교육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갈등 없는 사회는 성장하기 힘들지만, 지나친 갈등은 분열을 통해 자기 파괴적인 행로를 걷게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갈등을 유형별로 파악하여, 정보 갈등이라면 정보 비대칭 현상과 사실을 왜곡하는 목소리의 심층적인 분석과 공동 조사 등을 계속 해야 한다. 한정된 자원과 관련된 이해 갈등이라면 공정한 분배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는 구축이 되었는지를 짚어 보아야 한다. 왜곡된 관행과 제도로 인한 구조적 갈등이라면 근본적인 제도개선과 새로운 문화적 토양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편견이나 불신으로 인하여 집단과 집단, 혹은 개인과 개인의 관계와 관련된 갈등이라면 의사소통의 통로를 재검토하고, 부정적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가치관의 충돌로 인한 갈등이라면,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가치관이 확산될 수 있는 교육과 문화 활동이 지속되어야 한다.

기술과 정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기존의 교육 커리큘럼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정서적 안정성과 소통의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며, 자유라는 이상과 더불어 평등과 공감 능력을 갖춘 구성원과 리더들을 육성해야 한다. 갈등이 격화되어 인종청소, 전쟁, 내전 등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넜던 역사적 기억을 잊지 않고, 특히 사회적 리더라면 더욱더 갈등 해결의 모범을 보여 궁극적으로는 평화통일을 통한 선도적 국가로 나아가도록 영감을 주고 실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숙지하여야 할 것이다.